9·11테러 8주년… 오바마 개혁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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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11 01:08
입력 2009-09-11 00:00

“이민법 통과땐 안보 위협” 아프간 전쟁 회의론 부각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오늘로 8년째를 맞았다. 물론 9·11의 상처는 8년이란 긴 세월 앞에 어느 정도 아물긴 했지만 미국 정치는 물론 국제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여전하다. 특히 9·11의 상흔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어젠다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9·11 8주년을 맞아 ‘의회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소개하며, 의회가 하지 말아야 할 일로 이민법 통과를 꼽았다.

헤리티지 재단은 “의회는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가속화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법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내 처리를 고집하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민법에 맹공을 퍼부은 것. 미국의 보수 단체들은 이민의 벽이 낮아지면 테러범들의 유입도 덩달아 쉬워져 테러사건이 많이 벌어질 것이라 비판해 왔다. 평소 보수세력의 입장을 반영하며 ‘국가 안보’를 주장해온 헤리티지 재단이 9·11 8주년에 이 같은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이민법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진보 세력도 오바마를 옥죄긴 마찬가지다. 9·11 테러로 촉발된 이라크 전쟁, 그 연장선상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추가 파병을 고집하고 있지만 진보 세력은 전쟁으로 발생한 인권 침해의 사례를 비난하고 있다. 외신들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 ‘개혁 법안의 덫’ 혹은 ‘아프간의 덫’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9·11의 상흔이 깊게 베어있음을 나타내고 있는 사례다.



한편 9.11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올해 추모식은 뉴욕 맨하튼 그라운드 제로 현장 인근의 주코티 공원에서 11일 열린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9-09-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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