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루무치 당서기·공안책임자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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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07 01:20
입력 2009-09-07 00:00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횡행하고 있는 이른바 ‘주사기 테러’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주사기 테러’와 이에 따른 한족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 책임을 물어 5일 리즈(栗智) 우루무치시 당서기와 자치구 정부 공안책임자를 전격 경질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인 왕러취안(王樂泉) 신장자치구 당서기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해임된 리즈 서기 등이 ‘희생양’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들은 6일 “건국60주년을 앞두고 중국 지도부가 왕 서기를 해임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매우 컸을 것”이라며 “아울러 ‘시민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되는 등 다른 지방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민들의 ‘주사기 테러’에 대한 공포도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우루무치에 급파된 인민해방군 조사팀은 5일 합동기자회견에서 “1차 조사 결과, 방사능 물질이나 유독성 화학물질, 또는 탄저균 등 미생물 병원균 등으로 인한 피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분석을 위해 표본을 베이징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자치구 정부 검찰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5일까지 주사기 테러 피해 사례는 모두 531건이 신고됐으며 체포된 25명의 범죄혐의자 가운데 증거가 확실한 4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국의 기자회견 직후에도 무장경찰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는 런민(人民)광장 부근에서 12세 한족 어린이가 위구르족 남성으로부터 주사기에 찔리는 등 피해 신고가 속출하고 있어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한족·위구르족간 민족갈등의 확산으로 인해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3일 벌어진 한족들의 대규모 시위과정에서 5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한 가운데 세계위구르대표대회는 수십명의 위구르인들이 한족들의 습격을 받았으며 난먼(南門)의 회교사원 등도 한족들의 난입 위기에 처해있다고 발표했다.

홍콩 언론들은 시위 취재 과정에서 TVB 기자 등 홍콩 언론인 3명이 무장경찰로부터 3시간여 동안 폭행을 당했다며 중국 정부측에 재발방지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사태 발생 직후 현장에 급파돼 사태수습을 총지휘하고 있다. 주사기 테러와 이로 인한 한족들의 시위, 한족·위구르족간 민족갈등이 10월1일 건국60주년을 앞두고 있는 중국의 최대 난제로 등장한 셈이다.

stinger@seoul.co.kr

2009-09-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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