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EU ‘압박’ 美 ‘신중’… 입장 엇갈리는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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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6-24 00:50
입력 2009-06-24 00:00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주권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이란의 주장에 서방 국가들은 보편적 인권과 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이란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표출되고 있다.

유럽은 이란과 외교적 충돌도 서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체코는 22일 자국 이란 대사를 소환, 평화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또 체코는 다른 EU 회원국에도 각국 주재 이란 대사에게 항의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미국 정부의 이란 비판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시위 초기 이후로 아예 이란 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자유주의 외교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렇게 이란 문제에 거리를 두는 이유는 단지 이란 내 반미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자유주의 진영은 보수정권과 달리 자국 외 문제에 대한 개입을 자제했다. 하지만 이번 이란 시위를 앞에 두고 오바마로서는 이상과 현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09-06-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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