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란 핵밀월’ 美 못본척?
“북한이 이란의 지하 핵실험 준비를 비밀리에 돕고 있다.”는 24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란의 핵개발이 중동의 아슬아슬한 군사균형을 깨뜨리고 불안정한 안정을 무너뜨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북한의 핵기술 수출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인 탓이기도 하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수선을 떨고 있는 데 비해 북한의 핵기술 수출·이란의 핵무장 위험을 소리 높여온 미국은 오히려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AFP에 따르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받은 보고들을 바탕으로 할 때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무엇을 근거로 썼는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파리에서 레바논 재건지원 국제회의에 참석 중 수행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인 태도로 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북한과 이란을 대변하면서 ‘조기 수습’에 신경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 제기에 대해 예의 주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데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 이례적인 까닭이다.
물론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과거 북한은 이란의 샤하브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등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지난해 7월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이란 관계자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관리들도 “북한이 지난해 이란 과학자들을 초청, 지하 핵실험 결과를 연구하도록 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란이 올해 말까지 핵실험 준비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북·이란간 핵 협력설을 이례적이며 즉각적으로 일축한 것에 대해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수출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미국으로선 모른 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에 발에 묶인 부시 정부로선 당분간 북한과는 문제를 벌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해석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