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이번엔 ‘묘지분쟁’
최악의 경우 마호메트 만평 파문 같은 심각한 종교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슬림들은 이곳이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이 묻혀 있는 성지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스라엘 정부와 예루살렘시 당국이 오래된 무슬림 묘지에 ‘관용의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사비만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다. 이 박물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사이먼 위젠탈 센터’에 기부된다. 위젠탈은 유대인 대학살을 고발하고 나치 전범 색출에 앞장섰던 강경 시온주의자다. 지난 2004년 열린 기공식에는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권한대행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공동묘지에서는 유골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이스라엘 사법부 소속인 이슬람 법원에 의해 일시 사업중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발굴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는 두레이엄 사이프 변호사는 “미국이나 영국이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관용’과 반대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율법학자 이크레마 사브리는 “묘지는 15세기 넘게 사용됐으며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도 묻혀 있다.”면서 “박물관 건립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묘지는 이스라엘의 ‘부재자 재산법’에 따라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간 뒤 1992년 예루살렘시에 매각됐다.
묘지 발굴을 진행중인 이스라엘 문화재국 대변인은 “역사가 오래된 예루살렘에선 묘지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