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로미오 66세 줄리엣?
수정 2005-01-24 07:12
입력 2005-01-24 00:00
이탈리아 북부 파두아시에 사는 전직 간호사 로산나(66)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동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 에토르(71)는 매일 밤 병상을 지키는 지극한 정성을 기울이며 그녀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어떤 날은 집과 병원을 네차례나 오가며 간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내가 깨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한 에토르는 지난 19일 자신의 집 차고에서 자동차 배기가스를 틀어놓고 마시는 방법으로 자살하고 말았다. 그러나 남편이 숨을 거둔 지 12시간만에 로산나는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왔고 그녀는 눈을 뜬 순간 남편을 간절히 찾았지만 다시는 사랑하는 남편을 볼 수 없었다. 이같은 비극이 소설의 무대였던 베로나에서 60㎞밖에 안 떨어진 파두아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흥미롭다.
소설에서 줄리엣은 로미오와 함께 달아나기 위해 거짓으로 독극물을 마신 척했지만 이를 알지 못한 로미오는 그녀가 죽은 것으로 믿고 자살하고 그 뒤 깨어난 줄리엣은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5-01-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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