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태, 대학로무대 자청
수정 2005-07-25 00:00
입력 2005-07-25 00:00
‘개그콘서트’의 ‘마데홈쇼핑’ 코너에서 엉뚱한 ‘안어벙’ 캐릭터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대학로 공연장으로 돌아간 안상태를 만났다. 무명시절 4년간 거리공연을 하며 개그의 기본기를 다졌던 그는 지난해 최고의 개그맨으로 정상에 섰지만 그토록 갈망했던 인기를 뒤로 한 채 힘들고 ‘돈 안되는’ 대학로 무대를 자청했다. 지난 7일부터 오는 9월26일까지 대학로 탑아트홀에서 ‘안어벙의 깜짝콘서트’를 열고 있다. 평일 하루 4회, 주말 5회의 빡빡한 공연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쳐 보였지만 눈빛엔 열정이 가득찼다. 매일 공연후에도 동료들과 함께 아이디어회의, 공연 점검, 연습 등으로 새벽녘에야 잠이 드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데홈쇼핑’에서 ‘안어벙’ 캐릭터로 무려 10개월이나 출연했다. 나도 지루하게 느껴지는데 시청자들도 식상해 할 것 같아 재충전하기 위해 개그콘서트에서 빠졌다. 아쉬움은 없다”며 ‘개그콘서트’를 떠난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1년만에 돌아간 대학로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다보니 그때그때 반응이 온몸으로 전달돼 재미있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고 한다. ‘안어벙의 깜짝홈쇼핑’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를 넣어 1인 4역의 연기를 펼치며 개그, 힙합 노래와 춤, 마술 등을 섞어 퍼포먼스처럼 보여준다. KBS 공채 19기 개그맨 동기인 김대범 황현희와 소속사 신인 개그맨 ‘실미도 개그군단’(17명)과 함께 더위에 지친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물 흐르듯 살고 싶다
직접 만나본 안상태는 ‘개그콘서트’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외향적이라기 보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평소엔 있는듯 없는 듯 조용하지만 무대에만 서면 끼를 발산하는 개그맨의 유형에 속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조용조용히 말하다가도 사진촬영을 하는 등 ‘꼭 필요한 순간’에는 ‘안어벙’으로 돌아가는 ‘두얼굴의 사나이’였다.
‘개그콘서트’ 무대에는 서지 않지만 방송과 인연을 끊은 건 아니다. K2TV ‘토요 영화탐험’의 한 코너를 진행하고 있고 이달초부터 KBS쿨FM ‘김구라의 가요광장’의 월요일 고정 게스트로 출연중이다.
‘토요 영화탐험’을 진행하며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오는 11월 개봉예정인 로맨틱코미디 영화 ‘야수와 미녀’로 스크린에도 데뷔한다. 주인공 류승범의 친구인 성우 정석으로 나오는데 공개식 개그연기와는 또 다른 섬세하고 미묘한 연기의 매력에 빠져있다. 안상태 출연분은 대사가 미리 정해진게 아니라 촬영장에서 놀며 가장 재미있는 것을 뽑아 선택한다.
지금까지 물흐르는 듯이 살아왔다는 그는 앞으로도 어떤 시기에 뭔가를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하며 방송복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깃털’처럼 자유롭게 바람부는 대로 살고 싶다고 했다. 연기 이야기를 할때 유독 눈이 반짝거렸다. ‘저런 사람이라면 저런 모습을 가질 수 밖에 없겠구나’라고 보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가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혼하고 싶다
서울 여의도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안상태는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이제 나도 결혼하고 싶다”며 이 말을 꼭 기사로 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중학교 2학년때 상경해 줄곧 혼자 살아 외로움에 사무친다며 학창시절 일기장을 들춰보면 여기저기 눈물자국과 함께 외롭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했다고 회상했다. 혼자 있는 생활에 지쳤고 감정도 메말라가는 것 같아 이젠 결혼해야 할 때라며 기자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해달라고 졸랐다. 결혼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해 하는 일이 더 잘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밝힌 이상형은 ‘현명한 여성’이었다. 예쁘면 더 좋고.
‘안어벙’처럼 자신은 ‘왕자병’ 환자는 아니란다. 그가 생각하는 ‘안어벙’의 매력은 남들보다 잘나지 않았지만 자신을 당당하게 생각하고 이를 드러내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준다는 것이었다. 안상태의 매력에 빠져보실 여성, 어디 없나요?
조현정기자 h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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