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콩 전쟁/박건승 논설위원
박건승 기자
수정 2018-04-05 22:28
입력 2018-04-05 22:26
두 나라의 ‘팃포탯’(Tit for tatㆍ맞받아치기) 전략이 무역전쟁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은 맞다. 중국은 싸움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후발제인’(後發制人)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선공을 펼치는 것을 기다렸다가 유리한 기회를 잡아 반격해 상대방을 제압한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먼저 패를 다 까놓고 이제 와서 흥정 모드로 돌아선 것을 보면 최소한 지금까지 중국의 ‘콩 전략’은 맞아떨어진 듯하다. 아예 중국에 관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꼬리를 내리는 낌새가 역력하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이후 우리 측에는 날마다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한국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정한 미국산 사과·배·블루베리·체리를 사 가라고 고삐를 조인다. 우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 콩과 같은 ‘똘똘한 대항마’가 없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그런 한국이 우습게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한탄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매우 정치한 대미 통상 협상 전략을 앞세워 미국의 ‘탐욕’을 제어할 수밖에.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2018-04-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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