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청와대 밖의 ‘어용 지식인’/박건승 논설위원
박건승 기자
수정 2017-05-12 01:01
입력 2017-05-11 23:16
그런데도 유 작가나 김 교수는 왜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선언했을까. 유 작가의 변은 이렇다. “참여정부 때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이 들었던 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식인이 너무 없어서 힘들었던 거다.”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게 무조건 편들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에 의거해 제대로 비판하고 또 제대로 옹호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 정권에 발 들이는 대신 한 발치 떨어져서 비판과 지원을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이후 SNS에 어용 관련 글이 쏟아진다. “이제부터 나는 어용 시민”이라거나 “어용은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바르게 건설하기 위한 작업”이란 글도 보인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관가에선 벌써 문 캠프에 몰려든 폴리페서 1000여명의 정치 철새들 때문에 한숨짓는다고 한다. 이런저런 위원회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그곳이 아마추어 교수들로 채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임기 중 해마다 200명씩 배치해도 자리가 모자랄 판이다. 대세론에 편승해 한자리 노렸던 지식인이라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옳다. 유시민과 김정란이 정답 아닌가.
2017-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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