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조정교부금 싸움/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수정 2016-06-10 22:34
입력 2016-06-10 22:30
개편안이 시행되면 6개 시는 세수가 약 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이미 시행되거나 시행 계획에 있는 각종 사업에 큰 차질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들은 정부가 지방재정 확충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형님 것 떼다 동생에 주는 제로섬 게임 방식으로 지자체 간 갈등만 조장한다고 반발한다. 정부는 2009년 부가가치세 중 일정 비율을 지방세로 돌리는 지방소비세율을 16%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11%에 머물러 있다. 또 내국세 중 지방교부세 비율을 2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나 현재 19.24%로 10년째 변함이 없다.
거센 반발에도 행자부는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들 단체들이 특례를 줄이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특례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특례는 지방 재정력 격차 해소라는 지방재정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번 싸움은 결국 여론전이 될 듯싶다. 지자체장들이 앞다퉈 단식투쟁에 나서고, 행자부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서는 이유다. 1000억원이 넘는 세수 감소는 기초단체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주민들을 위한 각종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게 뻔하고 이는 곧 단체장에 대한 무능력 조장과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부는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비율을 조정하되 지자체들이 요구하는 지방소비세율 인상도 함께 추진했으면 한다. 이해가 첨예하게 맞설 때는 논리의 타당성 못지않게 상생의 정신이 중요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6-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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