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벚꽃 엔딩/임창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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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수정 2023-04-07 01:10
입력 2023-04-0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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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집 밖 풍경이 바뀌었다. 어제만 해도 창밖으로 손을 내밀면 닿을 듯 넘실대던 벚꽃 물결이 온데간데없다. 잠결에도 봄비답지 않게 비바람이 제법 매섭다 했다. 나무 아래는 떨어진 꽃잎으로 온통 연분홍빛이다. 사나흘은 더 버틸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란 유재하의 노래 가사처럼 벚꽃 진 풍경이 쓸쓸하다.

올해는 유난히 벚꽃이 빨리 피었다. 밤새 내린 비로 낙화는 더 빨랐다. 평년 같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꽃봉오리를 터뜨릴 때다. 여의도 윤중로, 송파구 석촌호수 일대에선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모처럼 ‘노마스크’ 벚꽃축제를 기대한 이들의 아쉬움이 클 듯싶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은 51년 만에 가장 더웠다. 일조시간도 평년보다 35시간이나 길었단다. 전국적으로 벚꽃 개화가 열흘 이상 빨랐다. 서울은 평년보다 14일 빠른 지난달 25일 첫 개화를 기록했다. 기후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임창용 논설위원
2023-04-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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