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약 잘못 준 약국/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수정 2021-03-25 01:48
입력 2021-03-24 20:36
멀리서도 환자가 오는 큰 병원 옆에 있는 약국이라서 그런지 서비스 정신은 없었다. 처음 간 날 대화는 환자 이름 한마디였다. 조제 실수가 확인되고 나서야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뿐 그리 놀라거나 미안해하지 않았다. 안 먹었으니까.
약을 받아 오면 처방전이나 약 봉투와 비교해서 먹은 적이 있었던가. 아들이 고3이라 어떤 약인가 확인하다 발견했다. 환자보관용과 약국제출용이 짝이라는 처방전을 두 장 받은 적도 별로 없다. 약국제출용만 줘서 약국에 내면 끝이었다. 알아서 줄 것이라고 믿었으니까.
약국을 믿지 말고, 약이 맞나 확인해야겠다. 요즘은 복약지도를 위해 약 봉투에 약 사진과 설명이 있다. 환자가 확인해야 할 책임도 생긴 셈이다. 동네 주민이 아닌 뜨내기손님을 상대하는, 큰 병원 덕에 장사가 기본으로 되는 약국일수록 조심해야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보건소도 그런 약국일수록 더 잘 감독해야 한다.
2021-03-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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