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코로나의 비극, 생이별/이지운 논설위원
이지운 기자
수정 2020-02-11 02:17
입력 2020-02-10 22:08
기다림을 부추기는 곳이 있다면 병상(病床)일 것이다. 병상은 외로움을 배양한다. 마음이 눅눅해진 노인의 병상은 더욱 그러하겠다. 해가 뜨고 한참, 점심을 마치고도 한참, 해가 떨어지고도 한참…. 눈은 TV를 보노라지만, 신경은 온통 병실문에 쏠려 있다는 걸 그 문을 드나들 때면 알게 된다.
병원, 요양원이 더 고요해졌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다. 면회가 제한되더니, 어느새 전면 금지로 전환됐다. 당분간 오지 못하게 됐다고 고해도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들이다. 어차피 며칠에 한 번꼴이나 찾는 게으른 자식들이어서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더해 갈 것이다. 기약 없는 생이별이기에.
jj@seoul.co.kr
2020-02-1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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