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변두리2-지질(紙質)/이지운 논설위원
이지운 기자
수정 2019-09-06 02:06
입력 2019-09-05 17:34
이때의 경험을, 서울에서 떠올리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어느 ‘변두리’의 현금인출기에서 만난 1만원짜리들, 봉투에 넣기에 민망했다. 누군가에게 전달하려 했기에 눈에 들었을 것이다. 두어 차례 더 수수료를 지불하고 인출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어디나 상황은 대략 이러한가 보다” 단정지어 버렸다. 화폐는 분명 힘이지만, 그 ‘지질’(紙質)도 힘과 무관치 않은가 생각하게 됐다. ‘힘있는 기관’에 입주한 은행들은 신권 교환에 너그럽다. 명절을 거치고 거쳐 내린 결론이다.
답을 얻지 못한 일도 있다. 구겨진 셔츠 같은 지질의 조간신문이다. 다리미로 다려 읽을까 하는 충동마저 들게 한다. 신문사와 변두리, 어디에 기인한 것인가?
jj@seoul.co.kr
2019-09-0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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