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내가 변했다/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수정 2018-04-17 09:27
입력 2018-04-16 23:16
바뀌었다. “호오, 쟤 누구지? 화면이 확 사네~.” “그러게. 어쩜 저렇게 늘씬해. 얼굴은 사과만 하고, 하 참 예쁘네.” 같이 감탄한다.
그러고 보니 아내의 변화는 또 있었다. 늦은 밤 전화다. 사라졌다. 자정을 넘겨도 더는 “언제 와?” 하고 묻지 않는다.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참 전에 잠든 기색이다.
이제 이 사람도 늙는구나, 삶에 좀 여유가 생겼구나 했다. 한데, 가만 보니 그게 아닌 듯하다. 내가 늙은 걸, 한눈팔아도 별수 없는 걸 알아버린 게 분명하다. 변한 건… 아내가 아니다. 이런.
jade@seoul.co.kr
2018-04-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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