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황금 변기/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수정 2018-01-31 00:56
입력 2018-01-30 22:54
이탈리아의 현대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이 작품은 10억원에 이른다.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백악관 측의 제안을 거부하고 대신 황금 변기를 추천한 것은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를 조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같으면 당장 괘씸죄에 걸릴 간 큰 행동이다.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동에서 골프광인 트럼프에게 황금 골프채를 선물했다. 트럼프의 취향을 저격한 맞춤 선물이었다. 이 골프채에 감동했던 트럼프라면 황금 변기 역시 내심 반기지 않을까. 목적 지향적인 정치인은 트럼프에게 황금 골프채로 ‘아부’했지만 권력에 저항하는 예술인은 황금 변기로 멋지게 ‘한 방’ 먹였다. 예술과 정치의 차이라고나 할까.
bori@seoul.co.kr
2018-01-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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