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윤오월/박건승 논설위원
박건승 기자
수정 2017-06-15 22:55
입력 2017-06-15 22:52
요즘에는 윤달이 든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우리 집 역시 그럴 뻔했다. 지난주 모처럼 장모님을 찾아뵀더니 그날이 처남 생일이란다. 집사람이 실수로 한 달여 뒤인 윤오월 달력에 생일 표시를 해 놓았으니 선물 준비를 안 했을 수밖에. 아무튼 윤달 덕분에 선물 살 돈이 굳은 셈이다.
윤오월 여름은 길기도 해서 무지 덥다고 했다. 올해도 7월 말까지 ‘마른 장마’ 속에 불볕더위를 보이는 날이 많겠다는 예보다. 한여름에 음력 오월이 연이어진다는 생각에서일까. 지루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라고 했건만, 윤오월이 잘난 체하고 끼어들어 삼복더위 속 매미울음이 넘쳐나는 때가 될 것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2017-06-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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