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지하철 멍때리기/황성기 논설위원

황성기 기자
수정 2017-04-11 00:38
입력 2017-04-10 22:36
1970년대 중·고등학생 시절의 등굣길 버스도 만원이 아닌 적이 없었다. 요새 같으면 무리하게 승차를 하지 않고 다음 차를 기다리지만, 그 시절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올라탔다. 비록 몸은 이리 눌리고 저리 치여 괴로웠어도, 힘겨운 통학을 잊으려 온갖 쓸데없는 생각들로 머릿속을 채웠다.
무의식 중에 주머니나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드는 내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움직일 공간이 충분한데도 스마트폰 없이 편안한 얼굴로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젊은 사람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스마트폰을 잠시 잊고 멍때려 보자 다짐하건만 쉽지 않다.
2017-04-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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