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50대들의 동창회/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수정 2016-12-19 00:38
입력 2016-12-18 23:06
엊그제 고등학교 동창들 송년회에 나가니 친구들이 작년보다 확연히 줄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엔 재작년보다 적었던 것 같다. 한 친구가 나름의 분석을 한다. 50대 들어 은퇴자가 늘면서란다. 은퇴하면 시간이 넉넉하니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그동안의 내 생각이 너무 짧았나 보다.
동창회에 가면 명함을 주고받는 게 일상이었다. 출세한 친구가 오면 마이크를 넘겨 인사말을 하게 했다. 학교 명예를 높인 친구들이다. 한데 모임 분위기는 왠지 경색돼 보였다. 보이지 않는 위계가 느껴졌다. 그나마 현직에 있을 땐 아낌없이 박수를 치던 친구들. 쉰을 훌쩍 넘으니 내밀 명함이 마땅치 않아져선가. 하나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동창회는 은퇴한 친구들을 배려하는 모임이 되어야 할 듯싶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12-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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