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새벽잠/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수정 2016-09-29 00:00
입력 2016-09-28 23:08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 노화 현상의 하나로 보는 의사도 있다. 특히 새벽잠이 없어진다. 직장을 은퇴하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어찌 보면 바쁜 도시의 삶을 졸업하고 자연의 삶으로 돌아가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농부들은 새벽에 일어나 일하고 일찍 잠들지 않았던가. 지금도 미국이나 북유럽에선 도심만 벗어나면 사람들이 대체로 일찍 잠을 청한다.
초등학교 시절 새벽에 자주 깼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과 한방을 쓰던 때였다. 두 분은 막내아들이 깰까 봐 목소리를 낮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40년이 흐른 지금, 새벽마다 깨 아내와 이야기하는 상황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슬며시 웃음이 난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9-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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