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건망증/김성수 논설위원
김성수 기자
수정 2015-06-01 20:57
입력 2015-06-01 18:00
나이 들면 기억력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런데 갈수록 외울 건 더 많다. 당장 회사에 출근해 기사 입력 프로그램에 접속하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어야 한다. 신문 스크랩 프로그램을 보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인터넷 사이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숫자와 영문이 섞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제각각이다. 통일해서 쓰려고 해도 ‘비번’을 바꾸라는 요구는 왜 이리 잦은지…. 탁상 달력 뒤쪽에 바뀐 번호를 적어 두지만 매번 틀린다. 허접한 기억력 탓이다. 그런데도 새벽에 집에 들어갈 때는 각각 8자리나 되는 아파트 1층 현관 비밀번호와 집 전자도어록 비밀번호를 단 한번의 실수 없이 통과하는 ‘신공’을 발휘한다. 술을 끊지 말아야 하나.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2015-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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