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담배 만상/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5-01-06 18:32
입력 2015-01-06 18:02
연말에 담배를 듬뿍 사 놓은 골초들의 발품 판 무용담도 들린다. 출퇴근 때마다 두어 갑씩 사 재었다는 이야기다. 노력이 가상하다. 담배도 오래되면 맛이 떨어진다는데 골초들의 입맛을 맞춰 낼까 싶지만…. 반면 전자담배를 입에 문 군상의 금연 결기는 올해만은 ‘작심삼일’이 아닌 듯하다. 끊을까 말까 머뭇거리다가 담배를 챙겨 놓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다. ‘하루 물림이 열흘 간다’는 속담이 딱 어울려 보인다. 더 측은해 보이는 건 딴 데 있다.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루에 몇 번을 고층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 직장인이다.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가수 김추자)’라던 끽연가의 호시절이 절로 생각날 만도 하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5-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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