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페이스북 단상/구본영 논설고문
수정 2014-12-25 20:11
입력 2014-12-25 18:04
그러나 강준만 교수의 책에서 ‘부작위 편향’이란 용어를 접하면서 꼭 게으름 탓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즉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손실 회피 경향 때문이라는 대목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남에게 큰 상처를 주는 악플이나 댓글 논쟁에서 보듯 인터넷·SNS 시대에는 안 해도 될 일을 목숨 걸고 하려는 편향성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다소 위안도 됐다.
오랜만에 페이스북 계정에 들어가 봤다. 친구 맺기를 요구하는 지인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었다. ‘우정의 상업화’를 부추기는 게 SNS의 메커니즘이라지만, 물리적 거리나 바쁜 일상 때문에 자주 못 만나는 친구들에게는 좀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어떤 편향성을 띠기 일쑤인 사이버 공간에서도 적극성과 신중한 배려 사이의 중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2014-12-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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