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손 편지/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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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10-11 03:58
입력 2014-10-11 00:00
며칠 전 어느 기업이 고객들에게 보내는 손 편지로 감성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경제 기사가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요즘처럼 속도지상주의 시대에 아직도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보낸다니….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세인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대학 도서관들도 공간이 모자라 연간 수천 권씩 찾지 않는, 오래된 책을 폐기 처분하는 세상이 아닌가. 속도와 효율을 최고의 가치인 양 여기는 세태에 육필의 감성이 여전히 통한다는 게 용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월가의 족집게’로 알려진 투자전략가 바이런 윈 블랙스턴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부회장의 인생 20훈(訓) 리스트를 보라. “큰 신세 진 이에게 손 편지를 써라”가 그 중의 하나가 아닌가.

문득 얼마 전 한 인생 선배로부터 받은 책 선물이 생각난다. 책을 보내준 고마움 못잖게, 속표지 다음의 여백에 정성을 담아 쓴 듯한 그의 친필 인사와 서명에 살짝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무래도 이제라도 그에게 감사의 손 편지라도 보내야 도리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2014-10-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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