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어떤 사과(謝過)/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수정 2014-08-09 01:40
입력 2014-08-09 00:00
셋이서 차를 몰고 작은 극장에 갔는데 관리인이 주차기가 잠시 고장 나 차를 댈 수 없다는 것이다. 급한 대로 유료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을 불러 따졌다. 20대로 보이는 여직원은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몇 번이나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따진 내가 머쓱해졌는데 주차비의 다섯 배나 되는 영화관람권 석 장까지 갖다 줘서 도리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사과에 인색한 세태다. 잘못이 있는 사람이든 국가든 이런 직원을 닮으면 세상이 밝아지련만.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4-08-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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