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발산역 할아버지(2)/정기홍 논설위원
수정 2014-04-23 20:50
입력 2014-04-22 00:00
할아버지의 글에 “마음 아프게 읽었다”는 독자들의 메일이 많았고, 기부 사이트를 소개한 이도 있었다. 지인들로부턴 “글이 너무 감성팔이를 했다”느니 “용돈을 듬뿍 드렸어야지” 등의 타박도 들었다. “세상이 만만하게 보일 아침나절 말고, 저녁쯤에 다시 읽어 보라”는 말로 떠넘겼다. 남을 돕는 데 ‘있는 사람’이 더 인색하다는 말이 있다. 할아버지 앞에 놓인 푼돈이 역사를 오가는 인근 전문대 학생들의 작은 관심이라 짐작한다. 이 ‘작은 관심’이 할아버지의 말문을 열고 아랫목 따듯한 보금자리도 찾아야 하겠다. 동전의 힘을 기대해 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4-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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