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을맞이 대청소 단상/문소영 논설위원
수정 2013-09-12 00:19
입력 2013-09-12 00:00
정리정돈을 다짐해 놓고 30분도 못돼 지저분한 방안에서 코를 박고 책을 읽는 스스로를 발견하기 일쑤다. 일종의 문자중독증과 호기심이 발동한 탓인데 어릴 때부터의 고질이었다. 초등학교 때 차례 음식을 넣어둘 다락을 청소하라는 엄마의 지시를 받고 올라가 사위(四圍)가 깜깜해질 때까지 언니·오빠가 사용했던 낡은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읽다가 내려와 엄마의 복장을 터지게 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엄마의 복장 터지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혼자 쓰는 방 하나를 쓰레기통에 가깝게 사용하는 청소년기 딸의 태평한 태도에서 깨닫고 있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09-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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