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퇴직 선배/오승호 논설위원
수정 2012-12-13 00:00
입력 2012-12-13 00:00
동석자 중 1년 전 대기업에서 상무로 옷을 벗은 이는 한결 여유가 있다. 같은 연배이지만 ‘퇴직 선배’다. 직장을 그만두는 이에게 ‘자문역’이라는 명함은 돌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특히 회사 다닐 때 경쟁업체 사람들에게는 꼭 그렇게 하란다. 다들 이유는 묻지 않고 “알았다.”는 대답만 한다. 그런데 회계사인 한 참석자가 나이 들수록 회계사나 세무사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운을 뗀다. 평소 갑(甲)과 을(乙)의 입장을 다 경험하기 때문이란다. 샐러리맨들은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적잖이 걸리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리라. 인사의 계절이다. 잘나갈 때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음미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12-12-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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