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말의 이중성/주병철 논설위원
수정 2012-02-24 00:40
입력 2012-02-24 00:00
세월이나 세대차이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다. ‘(여자가) 참 착하다.’는 말도 나이 든 사람한테는 마음씨 곱고 얼굴도 이쁘다는 뜻이다. 근데 젊은 사람들은 ‘착하기만 하고 얼굴 등 다른 데는 볼품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언론에서 정부 고위직의 프로필을 쓸 때 종종 등장하는 ‘마당발’이란 용어도 처음에는 칭찬의 의미였는데 요즘에는 그 반대다.
얼마 전 어느 정치지도자가 표현해 관심을 끈 ‘줏대’라는 말도 그렇다.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자존심으로 풀이되는데, 고집불통이나 융통성이 없는 고지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말의 묘한 이중성에 새삼 놀란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2-02-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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