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핑계/김성호 논설위원
수정 2011-02-28 00:00
입력 2011-02-28 00:00
낙관과 비관의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에 달렸다는데. 신묘년도 남아 있는 시간이 더 많지 않은가. 그런데 ‘6분의1’ 수치가 머릿속을 자꾸 맴돈다. 세상의 속도감을 알 만하다는 지천명의 나이 탓?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지하철서 불쑥 만난 6분의1이 유난히 새삼스러운 건….
적막을 깨는 전자음 노랫소리. 헤드폰을 끼고 앉은 옆 청년이 실수로 흘린 것 같다. 귀에 익은 노래인데 제목이 가물가물. 사무실에 들어서서야 떠오른 제목은 핑계. 묵은 숙제를 푼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6분의1에 얹힌 체증, 그건 핑계가 아니었을까. 이런저런 회피와 모면에 대한 자책. 핑계는 부끄러움을 가리는 수건이라는데. 6분의5는 달라야겠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1-02-2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