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빗물 세례/육철수 논설위원
수정 2010-09-03 00:00
입력 2010-09-03 00:00
퇴근을 하려는데 빗줄기는 여전히 세찼다. 사무실에서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시간을 끌었다. 1시간쯤 지났을까. 빗줄기가 약해졌다. 소강상태를 틈타 재빠르게 전철역까지 이동했다. 길거리는 온통 빗물로 넘쳤다. 전철역 구내로 막 접어드는 순간, 지나가는 차량이 고인 물을 확 튀겼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어깨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우산이 시야를 가려 ‘사주경계’를 못한 게 결정타였다. 당황하는 사이에 물세례를 퍼부은 까만 승용차는 벌써 저만치 갔다.
장대비를 피하려고 퇴근도 미루고 인내심 있게 기다렸는데, 참으로 낭패였다. 운전자 여러분! 이럴 땐 불쌍한 보행자들 생각해서 조심 좀 합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0-09-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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