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버지의 손목시계/최광숙 논설위원
수정 2010-07-22 00:32
입력 2010-07-22 00:00
외갓집이 있던 시골 동네에는 시계라곤 마을 전체를 통틀어 괘종시계 하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자연 아버지의 양팔에 매달린 두 개의 손목시계는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노릇이었다고 한다. 당시 아버지는 드물게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독학으로 깽깽이라고 불렸던 바이올린도 좀 다루셨다. 참으로 멋쟁이 신사였다. 그런 아버지의 ‘젊은날의 초상’을 돌아가시기 직전에야 전해듣고선 마음 한구석이 짠해졌다. 아버지에게도 화려했던 황금시절이 있었다곤 생각 못해봤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0-07-2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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