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차탁(茶卓)/함혜리 논설위원
수정 2010-06-23 00:00
입력 2010-06-23 00:00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딱 어울릴 차탁을 구해 놓았다.”는 기별이 왔다. 테이블을 치우고, 주변의 잡동사니도 싹 정리한 뒤 차탁을 들여놓았다. 나지막한 통나무 차탁이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그런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훨씬 넓어지고 여유로워진 거실. 편안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무언가로 가득 차 있던 공간이 한순간에 산거(山居)로 변한 것 같았다.
김봉건 동의대 연구교수가 쓴 ‘차 문화 산책’ 서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차 생활을 하면 의식주 생활 전반에 변화가 오고, 텅 비움의 미학을 이해하게 된다.’ 정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6-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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