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사 떡/김성호 논설위원
수정 2010-04-19 00:42
입력 2010-04-19 00:00
오랜만에 만난 이웃 인심이 반갑다. “아래층에 새로 이사왔어요.” 30대 초반 아낙이 상냥한 인사말을 얹어 건네는 시루떡. 쟁반에 정갈하게 담긴 인사 떡이 유난히 예쁘다. 이웃의 정이 더 반가운 게지. 어렸을 때 우리네도 그랬는데. 마을에 새로 든 이웃은 으레 떡 쟁반을 돌리곤 했다.
오랜만에 받아든, 예사롭지 않은 인사 떡. 답례도 제대로 못한 채 엉거주춤 선 모습이 어색했을까. 떡 돌리는 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오히려 죄송하단다. 그게 아닌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당황했을 뿐인데. 돌려줄 쟁반에 과일이라도 몇 개 담아야겠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0-04-1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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