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유인/이춘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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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2-25 12:00
입력 2009-12-25 12:00
올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와 중견 소설가, 번역가, 출판인 등과의 송년회를 떠올린다. 이른바 자유직업인들. 해당 직업세계에서 일가를 이룬 그들은 외부인들에게 ‘자유인’으로 불린다. 그들은 진정한 자유인일까. 조직의 속박에서 자유롭고, 시간 활용이 월급쟁이들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이들.

입담에서 대한민국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들은 문학, 정치, 경제 등을 주제로 토론하며 자유인의 특장을 보여줬다. 내년 초 보름 정도의 단체 해외여행 계획을 다듬었다. 술병들은 속속 비워졌다. 자리는 끝날 줄 몰랐다. 월급쟁이는 자정께 먼저 자리를 떴다. 그들과의 술자리는 매번 그렇게 끝낸다.



그런데 그들도 여러 면에서 그늘이 있단다. 창작활동을 위해 수도권 오피스텔 등지를 낭인처럼 떠돈다. 경제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매년 쏟아져 나오는 신진기예들과의 소재·상상력 경쟁은 너무 버겁다. 눈을 혹사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직업생명이 위협받는다. 대박 압박은 머리를 짓누른다. 끝모를 번뇌. 그들도 결코 자유인이 아니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09-12-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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