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늑대영혼/김종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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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17 12:00
입력 2009-10-17 12:00
국내 최고 디스플레이 전문회사인 S기업의 모 사장은 요즘 임직원들에게 “늑대가 되라.”고 강조한다고 한다. ‘전략을 사용하는 유일한 야수’인 늑대의 야성과 조직력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목표를 달성해 나가자는 것이다. 지당한 말이다. 20∼40마리씩 무리지어 사는 늑대는 누구도 대장 늑대의 명령을 거스르지 않는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강한 조직력이 생명이다. 불과 십수만명의 기병으로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칭기즈칸의 신화도 몽골 초원의 늑대 무리에서 비롯됐다. 대 로마제국 역시 늑대 정신으로 무장했다.

성서에는 ‘양의 가죽을 쓴 늑대’라는 표현이 있다. 늑대는 탐욕, 굶주림, 잔인, 엽색, 불협화의 상징으로 통한다. 그러나 늑대에 얽힌 신화와 전설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호랑이는 먹이를 잡으면 혼자 먹지만 늑대는 무리 안의 눈먼 늑대, 새끼에게 젖먹이는 암늑대까지도 생각한다고 한다. 기업도 인간도 그런 걸 배워야 한다. ‘울프(wolf) 리더십’이라고 할까. 내 안에 잠든 늑대의 영혼을 일깨우자. 우리는 여전히 늑대를 모른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2009-10-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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