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老부부 합방/이목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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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10 00:48
입력 2009-09-10 00:00
직장 동료의 눈이 퀭했다. 평소 효성이 지극했던 친구다. 모친이 심장 혈관에 조금 문제가 있어 밤마다 고통스러워하신단다. 모친 방에서 밤새 지켜보느라 며칠을 뜬눈으로 지새웠다고 한다. “당번이라도 정하지 그러느냐.”고 했더니 “안심이 안 돼서….”라고 말끝을 흐린다.

연로하신 선배들과 식사 모임을 가졌다. 홀로 계시다가 얼마전 뇌출혈로 쓰러지신 선배 얘기가 나왔다. “노인이 되면 부부가 꼭 한방을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머리나 심장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문제가 생길 때 5분, 10분이 중요하잖아.” 부부가 아주 가까이서 서로를 지켜봐 줘야 장수한다고들 했다.



한 선배는 “혼자 자는 게 편하지만 노(老)부부는 트윈침대를 갖다 놓고라도 한 방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방을 쓰고 있으나 마주보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아 서로의 동태를 알 수 있게 했다.”는 선배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 건강 때문에라도 부부 사랑이 더 필요한 듯싶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9-09-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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