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절반의 성공/오일만 논설위원
수정 2009-08-17 00:26
입력 2009-08-17 00:00
상반기 농사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상추와 방울토마토는 그럭저럭 재미를 봤지만 고추 농사는 실패했다. 장마 끝에 탄저병에 걸렸다. 비를 싫어해 두툼하게 둔덕을 만들어야 하는데 되레 고랑을 만든 게 화근이 됐다. 하나하나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말라죽은 고추에겐 미안한 마음이다. 배추 농사는 처음이라 고추처럼 될까봐 걱정도 앞선다. 벌레도 많이 먹고 잔손도 많이 간다는데…. 때로는 귀찮기도 하지만 주말농장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뿌린 대로 거두고,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땀의 의미를 요즘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09-08-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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