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축소된 한미 훈련에도 트집 잡는 북한, 자제해야
수정 2021-08-11 03:27
입력 2021-08-11 01:58
한미 연합훈련은 대폭 축소된 지난 3월보다 더 축소돼 진행된다. 때문에 정부는 국민의힘 등으로부터 ‘김 부부장의 하명(下命)을 받든다’는 비아냥을 받는다. 작전사령부급 부대의 현재 인원만 훈련에 참여하고 사단급 이하 부대도 참가를 최소화하고 당초 상정했던 병력의 10~20%만 동원한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완전한 운용능력 검증(FOC)도 불가하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가피하게 규모가 줄었다고 하지만, 최근 북측의 요구로 남북한 핫라인을 재가동하는 등 남북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자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해 성의를 나타낸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김 부부장이 성에 차지 않은 듯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부당하다. 또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으로 미국을 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기울이는 남측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언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남측이 미국과 협의해 참여 인원을 줄였는데 계속 트집을 잡는다면 남북 관계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남한의 주권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이 최근 한미 훈련의 자제를 언급했는데, 외교 당국은 이런 내정간섭적 발언에 단단히 경고해야 한다.
2021-08-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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