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주택자 SH 사장 후보로 내세운 ‘강심장’ 오세훈 시장
수정 2021-07-30 03:18
입력 2021-07-29 17:22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다주택과 관련해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강변했다고 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시대적 특혜’로 호도하는 그의 주장은 전직 국회의원의 인식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시대적 특혜’가 일상이었던 시대에도 1주택을 고집하거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사고팔아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지 않은 국민은 무능력자라는 뜻인가. 국민 공감 능력이 제로(0)인 인물을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SH공사의 사장 후보자로 지명한 오 시장은 그야말로 ‘강심장’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 집값은 크게 뛰었다. 대표적 서민 주거지인 노원·도봉·강북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 오 시장이 내세운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의 ‘후폭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입만 열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그것과 무엇이 다른지 시민들은 반문한다. 서울시가 정부의 ‘내로남불’ 부동산 정책을 답습하는 것은 유감이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아파트 매매값은 서초·강남·송파에서 각각 18억 7339만원, 18억 1880만원, 13억 419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평균 매매값도 9억 2812만원이다.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에 집 가진 기득권층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냐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제라도 김 후보를 철회하고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새로운 인물을 SH 사장으로 재지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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