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미 실무협상 준비, 유연성 통해 비핵화 동력 회복해야
수정 2019-07-08 01:32
입력 2019-07-07 22:48
또 한편으로는 본격 실무협상에 앞서 북미 간 또는 남북미 3자 간 사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 전인 지난 1월 스웨덴에서 학술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도훈 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간 대화가 진행된 적이 있다. 비건 대표의 일정이 나흘간 잡힌 것도 이러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번 유럽 회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을 재개할 것을 합의한 이후 첫 움직임이라는 점에서다. 지난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은 실무협상 없이 진행된 탓이라는 진단에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최근 판문점 만남을 통해 실무협상의 테이블을 다시 차려 놓은 만큼 이번 회동에서 사전 조율이 충분히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북미 대화의 진전을 위한 합리적인 유연성일 것이다. 앞서 비건 대표는 “양측 모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이것이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 미국이 ‘동시적·단계적’ 방식에 대한 상응 조치를 제시하는 상황도 기대해 볼 만하다. ‘유연한 실무협상’의 조건만 갖춰진다면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과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난망한 일만은 아니다.
2019-07-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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