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日은 줄고 韓은 늘어난 현실

이순녀 기자
수정 2019-04-22 00:55
입력 2019-04-21 20:48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꾸준히 좁혀 온 일본과 비교하면 한층 우려스럽다. 일본의 경우 1~9인 기업은 2012년 66.5%에서 2017년 71.8%로, 10~99인 기업은 77.7%에서 83.8%로, 100~499인 기업은 85.8%에서 87.8%로 늘었다.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임금 격차 확대는 취업준비생의 대기업 지원 편중과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가속화해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중소기업에 들어가 저임금을 받느니 몇 년이 걸리더라도 대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낫겠다는 청년들이 줄어들지 않는 한 청년실업률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일본처럼 작지만 강한 기업을 키우는 토양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임금 근로자의 80% 이상이 중소기업 종사자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다행히 모범적인 시도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이 최근 협력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3년간 400억원을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본보다 54.8%나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도해 온 대기업 노조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9-04-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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