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시가격 인상 바람직하지만, 취약계층 부담 최소화해야
수정 2019-01-07 01:24
입력 2019-01-06 22:44
알다시피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 각종 부담금 산정,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무려 60여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의 일부 초고가 주택은 공시가격이 30%에도 못 미치는 반면 서민 주택의 현실화율은 60%가 넘는 불합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5~70%인데, 단독주택은 50~55%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한 데다 공시가격 책정 체계가 정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시가율을 높이고,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간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은 조세 정의 구현 차원에서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고가주택이나 가격이 많이 오른 집의 현실화율을 높이고, 저가주택이나 지방 소재 주택의 반영비율은 낮추는 ‘상고하저’ 원칙을 적용하고, 복지수급 기준을 높여 건강보험이나 기초수급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하는 사람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이번 인상으로 저소득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고통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20~30% 오르면 서울에서만 1만 1000~1만 9000명이 기초연금수급자에서 탈락한다고 한다.
정부는 조세형평이라는 원칙은 지키되 신축적인 적용과 세밀한 정책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올해 들어 집값이 보합 또는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집값은 보합인데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인상된 고지서를 받아 든 서민의 입장도 다소는 헤아려야 한다.
2019-0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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