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화점식 자영업 지원 대책보다 김&장 ‘원 팀’이 먼저다
수정 2018-08-23 01:06
입력 2018-08-22 23:12
지원 확대일 뿐 근본 해결책 빠져…최저임금 속도조절·내수활력 필요
당정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한 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가 최근 내수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주 중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은 13.8%나 떨어졌다. 그 결과 1분위 가계소득은 역대 최대 폭인 전년 대비 8.0% 뒷걸음질쳤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1인당 영업이익(209만원)은 근로자 평균 급여(329만원)의 3분의2에도 못 미칠 정도다. 자영업이 경쟁이 심한 ‘레드 오션’이라는 구조적인 요인도 크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해 21.3%로 미국(6.4%)은 물론 10% 안팎인 영국이나 일본, 독일 등보다도 월등히 높다. 지난해 음식점 10곳이 문을 열 때 9곳꼴로 문을 닫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노동자들이 은퇴한 뒤 자영업자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도 폐업 뒤 재취업 등의 ‘퇴로’가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이들이 편의점이나 음식점을 여는 대신 임금노동자로 전환되는 등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는 중·장기적 계획이 병행되지 않으면 구직 지원금 등은 자칫 재정만 낭비하고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에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빠진 점도 아쉽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킨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경제주체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면 미세 조정이 불가피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다. 내수 활성화 등 경제 활력을 되찾는 작업도 필요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원 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조화롭게 보고 같이 간다”는 발언대로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
2018-08-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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