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동 현안 ‘국회책임론’과 신세계 ‘주 35시간 근무’
수정 2017-12-08 22:40
입력 2017-12-08 22:26
때마침 어제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제 근무는 대기업으로는 처음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하락도 없다고 하니 국회와 노사정위만 쳐다보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되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3당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처리가 무산된 상태다. 최저임금 문제도 재계에서 수차례 현 정부와 정치권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별로 진척된 게 없다. 최저임금제는 당초 취지와 달리 고임금 근로자까지 편승한 상황이다. 시기의 절박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입법화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당연하다.
여태껏 노동계 현안은 대부분 노사정에 책임을 돌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입법조차 제대로 못 하는 국회의원 책임이 누구보다 컸다. 이런 점에서 노사정 테두리 밖으로 숨으려는 국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박 회장의 따끔한 질책은 시의적절하다. 국회가 노동 현안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노동 관련 현안의 입법조차 못 하면서 노동 문제에 대해 왈가불가하는 의원들은 설 땅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노동 현안이 낮잠 자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지우기 위한 국민 서명이라도 벌어야 할 판이다.
2017-12-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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