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 5차 촛불집회, 비폭력은 이어져야
수정 2016-11-25 18:03
입력 2016-11-25 17:54
최순실 국정 농단이 불거져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처음 사과한 지도 1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매일 터져 나오는 의혹에 국민은 사실 여부를 떠나 배신감, 허탈감, 무력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 포인트 떨어진 4%를 기록해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부정평가는 93%로 3% 포인트나 상승했다. 민심은 멀어질 대로 멀어졌다. 검찰의 칼끝은 박 대통령에게 한층 다가섰다. 롯데와 SK 등 대기업의 압수수색 영장에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적시해 박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즉, 사면과 면세점 재승인 등 현안을 빌미로 재벌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마저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버팀목이 돼야 할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고립무원이다.
이번 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역단체들이 3차 집회 때처럼 대거 상경해 합류할 뿐만 아니라 시국선언에 나섰던 교수들, 동맹 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까지 참여할 계획이다. 자발적인 시민들은 집회의 큰 축으로 자리잡았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 주기 위해서다. 집회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듯 평화적으로 질서 있게 진행돼야 한다. 작금의 사태를 뒤엎을 기회를 노리는 세력들에게 빌미를 주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대신 추운 날씨도, 시간의 흐름도 분노한 촛불을 꺼지게 할 수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 줌으로써 민심을 받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
2016-11-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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