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러 정상회담, 안보 먹구름 걷어낼 기회다
수정 2016-09-01 01:19
입력 2016-08-31 23:18
러시아 한국에 극동 개발 러브콜 사드 배치 문제 해결 분수령 삼길
근년 들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시베리아와 연해주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제재로 극동 지역 개발에 사활을 걸고 우리의 참여를 손짓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 정책과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연해주에서 접점을 찾을 확률이 커진 셈이다.
우리도 러시아도 이런 전략적 가치의 공통분모를 외면할 이유는 없다. 특히 러시아는 중국에도 극동 개발의 문호를 열어 두고 있지만, 중국이 지나치게 적극성을 보이자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동방경제포럼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참석하는 것을 반기는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즉 중국이 러시아의 극동 지역경제를 독식하는 것을 경계한 나머지 한·일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포석이라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에서 우리 또한 연해주 지역 투자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북한의 핵 도발로 동결 상태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언젠가 대북 제재 국면이 끝나는 것을 전제로 러시아 측과 물밑 논의를 재개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러 경제협력의 확대는 북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러시아도 주한 미군 사드에 반대한다지만 연일 ‘사드 몽니’를 부리는 중국과는 결이 다르다. 지난달 초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규탄 성명을 채택하려는 과정에서 중국은 사드 배치 반대 문구를 넣자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그러진 않았다. 러시아가 극동 개발을 위해 우리에게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는 현시점이야말로 사드 배치 문제를 포함한 북핵 문제의 해법을 찾을 호기임을 거듭 강조한다.
2016-09-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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