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병언씨 국민 우롱 중단하고 출두하라
수정 2015-02-10 16:52
입력 2014-05-20 00:00
금수원에 모인 신도들은 세월호 사건과 자신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유씨가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 이유 역시 복음침례회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 경영 과정에서 저지른 잘못 때문이다. 검찰도 유씨의 소환과 복음침례회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기회 있을 때 강조하지 않았나. 대다수 국민도 복음침례회가 아니라 유씨가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은 분명하다. 신도들도 이제 유씨의 범죄혐의를 인정해야 한다. 그가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직접 개입해 회사를 부실로 이끌고 결국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다는 증거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유씨와 그 일가가 개인적 탐욕에 눈이 멀어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전체를 온갖 불법과 탈법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어제는 유씨의 인척이 2008∼2009년 서울의 한 골프숍에서 50억원 남짓한 고급 골프채를 구입했다는 첩보를 검찰이 입수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유씨가 이 골프채를 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것이라면 수사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씨가 검찰 출두를 거부하고 금수원에서 벌인 언론 플레이는 용서받기 어려운 국민 우롱이다. 유씨는 애꿎은 신도들을 동원해 정당한 공무집행을 막으려는 파렴치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검찰 수사의 본질이 자신의 범죄행위이지 종교탄압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공표해 신도들을 하루빨리 생업으로 돌아가게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유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린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권력 투입은 불가피할 것이다. 유씨가 더 큰 죄를 저지르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2014-05-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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