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정노동자 인권보호 특단 대책 세우길
수정 2014-02-07 02:51
입력 2014-02-07 00:00
상담 민원인들의 절제가 전제되지 않는 한 감정노동자들이 폭언이나 성희롱으로부터 해방되기는 원천적으로 어렵다. 어쩌면 2007년의 무엇이든 물어보라거나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는 식의 과대 슬로건 자체가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감정노동자들의 인권침해는 용인의 한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1회성 대증요법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고질이 됐다.
다산콜센터는 3개 민간 업체에 의해 위탁 운영되고 있다. 민간 위탁체제가 유지되는 한 무한경쟁은 불가피하다. 위탁업체들은 상담사의 통화 건수, 휴식시간, 심지어 화장실을 가는 시간까지 체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판옵티콘의 일망 감시체제에서 일거수일투족이 빈틈없이 감독당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민원행정서비스로서 다산콜센터의 위상은 확립될 수 없다. 다산콜센터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권위의 권고대로 현재의 민간위탁 고용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민간위탁 고용형태가 사실상 ‘반(反)인권’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난 이상 이젠 고용구조 개선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감정노동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사회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감정노동으로 인한 질병은 산업재해라는 정도의 인식에 이르러야 한다. 활발한 공론화 절차를 통한 획기적인 감정노동자 인권대책이 절실하다.
2014-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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