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금만능시대 빈자들이 데운 사랑의 온도탑
수정 2014-01-15 00:00
입력 2014-01-15 00:00
어려운 이웃들의 십시일반은 황금만능주의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감동을 주고 경종을 울릴 만한 일이다. 지금 우리는 교육과 취업, 소득의 양극화 속에 서민과 빈자(貧者)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무한경쟁의 사회에 살고 있다. 전국 6대 도시의 13~59세 남녀 3800명을 대상으로 한 제일기획의 조사에서 ‘돈이 인생에서 중요하다’라는 항목에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경제 불황 속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조사결과로 여길 수 있다. 다만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없고 패자부활의 길도 막막한 우리의 현실에서 혹여라도 ‘나만 잘살면 된다’는 풍조가 뿌리내린다면 공동체를 지탱하는 공존·공생의 가치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기업 총수와 일부 정치인들은 법정이나 주요 선거에서 약속한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의 기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곤 한다.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의무)가 무색한 지경이다. 정작 우리의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건 바로 그 이웃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서민과 빈자들이라는 사실이 이번 성금 모금에서도 드러났다. 거대 담론과 이념 논쟁에 매몰된 사회 각 부문의 지도층과 정책결정자들은 사랑의 온도탑을 데운 빈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서민정책으로 답해야 한다.
2014-01-1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